'나를 인정해주세요'

'나도 열심히 하고 있어요'

결혼하기 전, 학원 강사하는 사촌형이 얘기해준 말은 요즘 애들은 불쌍하다. 정말 쉬지 않고 공부를 한다. 매일 하교 이후 몇시간씩 학원을 돌아다니다가 11시~12시에 집에 들어가고 토,일요일에도 학원에 가거나 과외를 받는다고 한다. 하루는 사촌형이 학원생에게 '그렇게 열심히 공부하면 그게 머릿속에 들어오니?' 물어보니, 대답은 충격적이었다. '아니요, 근데, 엄마가 이렇게 학원 열심히 다니는 걸 좋아해요.' 학생은 자기를 위해서가 아니라 부모를 위해서 열심히 고군분투하고 있는 것이다. 

10년 전 중고등학생 부모님들 중에 아이의 학습 능력, 적응 등을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많이 시키는 부모님들이 계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요즘 부모님들은 그래도, 그래도.. 아이의 특성, 만족도 상태 등을 확인하면서 합의(?)를 하면서 학원 등 교육을 시키고 있다고 생각했다. 나 또한 대화를 통해 아이와 잘 지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최근 내가 깨달은 것은 '부모와 아이는 기준이 다르다.'라는 것다.

부모 : 평일에 학원 1개(3~4시간), 토요일 2시간, 일요일 농구(스트레스 풀기)로 잡은 스케쥴에서 무리하지 않다고 생각하며, 집에 와서 쉬는 것은 식사&공부를 제외한 게임, 춤, 빈둥대는 시간들이 모두 쉬는 것이다.

아이 : 아침 9시부터 ~ 3시까지 '미친 듯이' 공부를 했다. 그리고 잠깐 쉬다가 또 학원가서 3~4시간 공부를 했다..그러니 집에 와서는 더이상 공부하기 싫다.. 숙제도 싫다... 그냥 쉬고 싶다. 쉬는 것은 게임과 춤이지 그외 것은 쉬는 게 아니다.

아이는 부모가 자기가 공부한 것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니, 대화가 어긋난다.

부모 : '이제 충분히 쉬었으니, 공부 좀 하자...'. 하지만 1시간(춤, 게임)이 지나고, 여전히 공부하지 않고 빈둥대거나 화장실가거나 샤워를 하거나 공부할 책을 찾기 위해 15분을 기웃거리면서 부모는 슬슬 화가 나기 시작한다. '아니 이녀석이 놀고 나서 공부한다며,, 왜 안하니!'

아이 : '아침 9시부터 밤까지 미친 듯이 공부했는데, 왜 또 공부하라고만 해..' 힘들다. 나 잘래, 이런식으로 회피한다.

부모 :  '조금만 더 공부하고 놀자'

아이 : '부모님은 항상 공부만 하라고 하냐?' .. 힘들다. 왜 자기가 고생하는 걸 몰라주냐, 나두 열심히 하고 있다. 왜 내가 공부한 걸 인정해주지 않냐? 왜 나한테 고생했다고 말해주지 않냐, 왜 내가 잘했다고 칭찬해주지 않냐...

부모 : 알지, 고생하는 거 알지.. 인정하지 않는게 아니다. 인정하니까, 학원갔다오면 '놀아라, 게임해라' 말하지 않냐. 하지만 약속한 시간만큼 놀았으면 그다음에는 다시 공부해야지... 

누구를 위한 공부인지 모르겠다. 선수학습이 만연화되어 어린 시절부터 학원을 다녀야 했던 아이는 당연히 공부의 의지가 없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이사를 하고 퇴근 후 미친듯이 아이를 뒷바라지하고 같이 공부도하고 학원도 알아보지만, 아이는 그걸 자기를 위해서라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부모의 노력을 자신을 통제하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 어느날 부모가 아이의 생각을 듣게 된 순간 '니가 어떻게 나한테 그럴 수 있냐' 고 통곡하게 된다. 

부모가 헌신할 수록, 아이의 반항적인 말이나 부모의 노력을 비하하는 말을 듣게 되면,
헌신적인 부모는 자신의 모든 것을 부정 당하는 아픔을 겪게 된다. 

다툼 와중에는 겪했던 감정이 시간이 지나면 또 잊혀지겠지만, 중요한 것은 결국 대화로 서로의 생각을 공유해야 하는 것인데, 우리의 아이들은 때로는 '너무 솔직해서 힘들다.' 그래서 부모 중 한쪽이 엄청!! 상처를 받는 경우가 있으니 대화중에는 반드시 감정 조절을 할 수 있도록 마음의 준비를 하자. 대화를 하다보면 그래도 아이 역시 '부모가 자신을 위해 노력했던 것들을 기억하기 때문이다.' 

Posted by 목표를 가지고 달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