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도 잘못했다면, 자녀에게 사과하라
반성과 사과는 생각보다 쉽지 않다보니, 오히려 반성이나 사과를 하는 사람들을 용기있고 훌륭한 사람들로 보는 것이 더 맞다. 그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첫째, 자신의 단점이나 문제를 인정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사과나 반성의 전제는 자신의 단점이나 문제를 인정하는 것이다. 그래야 사과와 반성이 나올 수 있다. 이와 같이 자신의 단점이나 문제를 인정하는 것만도 큰 용기가 필요하다. 우리는 자신이 잘못하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잘못하는 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상대방이 왜 화가 났는지, 내가 어떤 부분에서 상처를 주었는지를 인지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나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혹은 내가 비난받는 것이 두려워 이를 쉽게 인정하거나 받아들이지 않는다. 거꾸로 자신의 행동에 대한 정당성을 부여하거나 명분을 찾아 이를 설득하려고 한다. 우리는 그것을 변명이라고 한다.
부모가 아이를 엄하게 다룰 경우, 아이가 긴장하고 두려움에 떨 것이다. 그러나 아이를 불안해 하거나 의기소침하게 만든 것에 대한 문제점을 인정하기보다는 "너 잘되라고!" 내지는 "바르게 성장하도록" 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항변한다. 최선을 다하고 있는 부모일수록 더 인정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와 같은 강압적 양육태도는 실제로는 상당히 편리함을 가져온다. 왜냐하면 자녀의 행동을 통제하기 쉽기 때문이다. 강력한 독재정치 하에서는 위정자는 큰 고민을 할 필요가 없다. 그냥 본인 맘대로 하면서, 말을 듣지 않는 사람은 잡아들이고 처벌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강력한 독재정치가 영원한 것을 보았는가? 독재정치에 저항하는 세력들이 꾸준히 성장하면서 어느 순간 균열이 생기고, 결국은 무너지고 마는 역사적 사실은 무수히 보아 왔다. 그 이유는 독재정치 자체가 국민들의 내적 분노와 적대감을 키우며, 이는 결국 강력한 저항의식과 더불어 '더 이상 참지 못하는 순간'이 되면 행동으로 분출되기 때문이다. 강압적인 양육태도도 마찬가지이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에는 별 문제가 없어 보이며, 아이들은 부모의 양육태도에 순응하게 된다. 그러나 아이도 나름 판단을 하는 나이가 되거나 친구 부모들의 행동을 보면서 무언가 불만과 어려움에 잘못되었다고 느끼게 된다. 이런 내적 사고의 변화는 어린 시절 매사에 수동적인 태도나 갑작스런 공격적인 행동으로 나타나다가 청소년기나 성인이 되어서는 삶에 고착화된다. 이런 분노와 적대감이 스스로를 향하게 되면 스스로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으로 철저하게 무장되어 우울한 사람될 수 있다.
그래도 사랑에 기반을 둔 양육태도의 문제를 독재자에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 않느냐고? 아이들에게 있어서 부모란 독재자 보다도 더 절대적인 권력을 가진 훨씬 더 무서울 수도 있는 지위에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부모의 양육태도는 일관되게 강압적이거나 외골수가 아니다. 부모는 다정한 부모의 역할을 하면서 자신의 잘못은 인정해야 하는 순간만 자신도 모르게 독재자의 탈을 쓰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순간은 아이들에게 강하게 기억된다. 그래서 부모는 '자신이 지금까지 내가 가장 사랑한다고 자부하던 자녀에게 가장 큰 상처를 주는 사람이었다' 라는 것을 고백하고, 순간 순간 자신의 가치관이 잘못되었다고 인정하기 위해 상당한 용기와 결심이 필요하다.
아이에게 가장 큰 사랑과 상처를 주는 사람은 모두 부모이다. 부모는 아이들의 세상의 전부이기 때문이다.
2. 반성을 하고 사과를 하는 경우에는 문제가 해결될 가능성이 뚜렷하게 높아진다.
자신도 인간으로서 부족할 수도 있으며, 좋은 의도였음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는 잘못된 행동이나 문제를 보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용기가 우선되어야 한다. 이런 용기는 마음과 귀를 열며, 상대방의 입장이나 그동안 보지 못했던 고통과 어려움을 볼 수 있게 해 준다. 만약 내가 잘못된 부분들이 있다면 충분히 반성하고 사과하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을 개선하려는 노력과 실행을 시작하면 된다. 이것이 바로 "해결"이다.
사람이니 당연히 부족한 존재이며, 잘못할 수도 있다. 그리고 잘못한 것에 대해서는 사과하고 책임지며, 부족한 것은 채우면 되는 것이다. '욱'하는 마음에 아이에게 버럭 소리를 지를 수는 있다. 하지만 아이의 놀래고 무서웠을 마음을 생각하여 '미안해, 아빠가 잘못했어! 사과할께!!'라는 말과 더불어 '앞으로는 소리 지르지 않을께, 미안해!'라고 말하는 순간 아이는 덜 두려워지며 상처 받았던 마음이 어느 정도 치유된다.
우린 그것을 마음속으로만 '아, 실수 했네...다음에는 이러지 말아야지' 생각만하고 넘어가지 말고, "말로 표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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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진정한 반성과 사과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핵심적 단계이다.
3. 반성과 사과가 진정성이 있다면, 궁극적으로는 행동 개선이 이루어진다.
동일한 문제를 반복하지 말기 위해서는 변화하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변화가 성공한다면 틀림없이 내적인 성장과 더불어 더 긍정적이고 성숙한 미래가 찾아올 것이다. 운동팀이 때로는 경기에서 질 수도 있다. 어떻게 모든 팀을 다 이기겠는가? 이기고 지고의 문제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그 이후에 어떻게 대처하고 행동하느냐의 문제이다. 그래도 잘했던 점들을 리뷰함과 동시에 미흡하고 부족했던 점들을 고려하여 새로운 전략과 전술을 통해서 다음번 경기에서 더 좋은 실력을 보여주면 되는 것이다.
부모라는 역할은 생각보다 훨씬 더 어려운 것이다. 왜냐하면 '처음' 해보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자녀의 입장에서만 부모의 역할을 보아왔으며, '글로 읽고 준비한' 부모 역할만을 배워왔을 뿐 실전은 처음이다. 그래서 막상 부모의 입장이 되고 나면 그동안 생각하지 못했던 이슈들에 갑작스레 부딪치게 되어 소위 '마음처럼 안 되는 것'이 부모 역할이다.
모든 부모는 실수하거나 잘못을 한다. 모두들 처음에는 시행착오라는 것을 겪으면서 실수나 잘못을 할 수밖에 없다. '좋은 부모' 라는 것은 본인 행동(말)에 대해 진지한 반성을 통하여 문제점을 개선하고 더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데에서 차이가 난다. 진실된 반성에 기반하여 잘못이나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고 진지한 노력과 실행을 보이는 부모는 이후 진정한 "좋은 부모"가 될 것이다.
하지만 이런 노력을 게을리하는 사람들은 좋은 부모가 되기 어렵다. 오히려 자녀 탓을 하거나 비난하는 더욱더 공격적인 부모가 되어, 더 큰 문제를 일으킬 것이다. 아이는 성장하는데, 부모가 같이 성장하지 않는다면 격차는 커질 것이다. 이를 '평행선의 오차'라고 한다. 즉, 지금 당장은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시간이 경과하고 경험이 쌓여갈수록 큰 차이가 벌어진다.
그 핵심적인 전제가 바로 '진지한 반성'과 그에 기초하여 문제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노력과 실행'이다.
* 처음 아이에게 아빠(엄마)가 잘못했다. 라는 말을 꺼내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그걸 인정하기 싫어 강압적으로 넘어가려는 순간 아이는 상황판단에 혼란을 겪을 것이다. "왜 나에게는 잘못이라하고, 엄마(아빠)는 잘못이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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